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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4일 근무제 실험’: 생산성은 올라갔을까?

by 훙스 2025. 2. 5.

최근 몇 년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다양한 국가와 기업들이 근무 형태를 유연하게 조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뉴질랜드는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나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의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면서도 동일한 급여를 유지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다. 오늘은 주 4일 근무제가 직원들의 생산성, 건강, 삶의 질, 그리고 기업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자.

 

뉴질랜드의 ‘4일 근무제 실험’: 생산성은 올라갔을까?
뉴질랜드의 ‘4일 근무제 실험’: 생산성은 올라갔을까?

 

뉴질랜드의 주 4일 근무제 실험: 배경과 시행 이유


뉴질랜드의 주 4일 근무제 실험은 2018년 뉴질랜드의 금융 서비스 기업 퍼페추얼 가디언(Perpetual Guardian)에서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이 기업은 직원들의 주당 근무 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급여는 그대로 유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을 시작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 근무가 반드시 높은 생산성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업무 효율성이 저하될 수 있다.
  • 워라밸 개선을 통한 직원 만족도 증가: 여가 시간이 증가하면 직원들의 행복도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결국 업무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기업의 지속 가능성 강화: 장기적으로 직원들의 번아웃을 방지하고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근무 형태를 실험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퍼페추얼 가디언이 주 4일 근무제를 시도한 이후, 뉴질랜드의 여러 기업이 이를 참고하여 자체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주 4일 근무제 실험 결과: 생산성과 삶의 질 변화


퍼페추얼 가디언이 진행한 실험의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연구진이 실험을 분석한 결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삶의 질이 다음과 같은 변화를 보였다.

 

✅ 생산성 향상
주당 32시간 근무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 생산성은 기존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직원들은 더 짧은 시간 안에 업무를 끝내기 위해 불필요한 회의나 잡무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근무 방식을 개선했다. 일부 직원들은 ‘더 짧은 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 효과를 경험했다.

 

✅ 직원들의 스트레스 감소 및 만족도 증가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45%에서 38%로 감소했다.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직원들은 가족 및 친구와의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었고, 개인적인 성장(운동, 취미, 학습 등)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다. 전반적인 직장 만족도가 향상되었으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직업 유지 의향도 증가했다.

 

✅ 기업의 긍정적인 반응
일부 기업에서는 근무 시간 단축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이직률이 낮아졌고, 기업의 채용 경쟁력이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이 모든 기업과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기업에서는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짧아진 근무 시간 안에 업무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주 4일 근무제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근무 시간 단축이 아니라 근무 환경 개선, 업무 효율성 증가, 직원 복지 향상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이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한 대표적인 국가들은 다음과 같다.

 

① 영국: 70개 이상의 기업이 주 4일 근무제 실험
영국은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다. 2022년, 영국에서는 70개 이상의 기업이 주 4일 근무제를 시험 운영했으며, 직원들의 생산성과 직장 만족도가 모두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해당 실험은 6개월 동안 진행되었으며,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의 90% 이상이 실험 종료 후에도 이 제도를 유지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다.

특히,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은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불필요한 회의나 시간이 줄어들면서 실질적인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직원들은 여유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정신 건강과 개인 생활의 만족도가 향상되었으며, 이로 인해 업무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② 미국: IT 및 창의 산업 중심으로 유연 근무제 확대
미국에서는 아직 주 4일 근무제가 법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IT 기업과 창의 산업을 중심으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일본 지사는 2019년에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생산성이 약 40%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일부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티브 기업들은 직원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업무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등의 대기업도 유연 근무제를 적극 활용하면서 직원들의 워라밸(Work-Life Balance) 개선을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③ 일본: 장시간 근무 문화 개선을 위한 변화
일본은 세계적으로 장시간 근무 문화가 뿌리 깊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주 4일 근무제를 적극 고려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주 4일 근무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기업들에게 유연 근무제를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들의 정신 건강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④ 다른 나라들의 변화
이 외에도 많은 나라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슬란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대규모 주 4일 근무제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현재 정부와 기업들이 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지원하며, 일부 기업이 이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독일: 노동자 단체와 일부 기업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논의하며, 시범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⑤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을까?
주 4일 근무제가 여러 나라에서 긍정적인 실험 결과를 보였다고 해도, 모든 산업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제조업이나 공장 노동: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해야 하므로,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의료업 및 서비스업: 24시간 운영이 필수적인 병원, 소방서, 경찰서 등의 분야에서는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소규모 자영업: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더 많은 산업에서 유연한 근무 형태가 자리 잡을 가능성은 크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업무 방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 4일 근무제 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⑥ 주 4일 근무제의 미래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근무 효율성과 삶의 질을 균형 있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실험하고 있다. 각국의 경제 및 산업 구조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근로자의 행복과 생산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미래에는 주 4일 근무제가 법제화되거나, 더 유연한 근무 형태가 표준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주 4일 근무제는 미래의 표준이 될 수 있을까?

 

뉴질랜드의 주 4일 근무제 실험은 단순한 근무 시간 조정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다. 기존의 전통적인 근무 방식에서 벗어나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유와 유연성을 제공하는 이 실험은, 단순한 근로 시간 단축이 아니라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실험 결과를 보면,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이 향상되었고, 불필요한 회의와 비효율적인 업무 과정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직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지고, 더 많은 여가 시간을 통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도 관찰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주 4일 근무제는 단순한 근로시간 단축이 아닌,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이 모든 기업과 산업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서비스업, 제조업, 의료업 등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산업에서는 주 4일 근무제가 적용되기 어렵고, 근무일을 줄이면서도 동일한 업무량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직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 성과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유연한 근무 방식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4일 근무제의 개념 자체는 앞으로 더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고민하게 될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완전한 주 4일 근무제로의 전환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지라도,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탄력 근무제, 선택적 근무제, 단축 근무제 등 다양한 유연 근무 방식을 도입하는 추세다. 현재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도 주 4일 근무제 실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업무 자동화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인 주 5일 근무제가 더 이상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다른 나라들은 뉴질랜드의 경험을 참고하여 자국의 경제·산업 구조에 맞는 최적의 근무 방식을 찾아나갈 것이며, 주 4일 근무제는 미래의 글로벌 근무 환경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흐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근로 방식도 점차 바뀌고 있으며, 미래에는 더 유연하고 혁신적인 근무 형태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이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근무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주 4일 근무제가 과연 미래의 표준이 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혁신적인 근무 방식이 등장할 것인지,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다.